
데블스도어 코엑스점, 웨이팅 없이 즐기는 낮맥
데블스도어, 쇼핑도 전시도 여기서 한 템포 쉬고 갈까요?
쇼핑과 놀거리가 가득한, 그리고 다양한 전시회도 쉬지 않고 열리는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삼성동 코엑스 이곳에 데블스도어 가 있다.
이곳은 신세계푸드에서 운영하며, 매장에서 직접 만든 수제맥주를 셰프들이 개발한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메리칸스타일의 게스트로 펍이다.


이름에 걸맞게 붉은색 벽돌과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져 있는데, 매장이 넓고 좌석도 많아서 왠만해서는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도 가능하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밤 12시까지 오픈하니, 코엑스에서 쇼핑하고, 전시회 구경하다가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편안하게 쉬어가기에는 꽤 괜찮은 장소이다.
데블스도어의 맥주 라인업
230여년 전통의 독일 카스파리 양조 설비로 만들어진다는 데블스도어의 맥주들은 페일에일, IPA, 스타우트, 헬레스, 헤페바이젠 총 5종으로 완전 기본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맥주의 종류와 용량이 다른 맥주 잔 4개 중에서 고르면 되는데, 사실 용량보다는 사진에 나온대로 맥주의 종류에 맞는 잔을 고르는 것이 제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다.
당연히 사진 그대로 잔을 고르는게 제일 좋겠지만, 난 잘몰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의 맥주를 잘 수용하는 테쿠잔을 고르시길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아, 그리고 양조 설비는 삼성동에서는 볼 수 없고,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센트럴시티점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이곳도 꽤 매장이 넓고, 접근성이 좋으나 오후 4시부터 오픈인 것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같다.

맥주 이야기 하기 전에, 안주 주문하기



데블스도어의 안주메뉴는 꽤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 양도 그렇게 많지 않지만 퀄리티는 나름 괜찮은편.
이번에는 지리산 버크셔돼지로 만든 수제소시지와 고구마튀김을 주문했다. 소세지는 향이 세지 않고 담백해서 향이 진한 맥주와도 무난히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고구마튀김 자체만으로도 엄청 달콤한데 약간 매콤한 스위트칠리소스와 사워크림을 같이 먹으니 잘 어울렸다. 감자튀김과 다른 느낌으로 가볍게 먹기 정말 좋은 안주였다.
참고로, 프라이드 치킨과 버크셔 블랙페퍼 돼지고기 구이는 맛이 정말 진하고 간이 세니, 짠걸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천 한다.
데블스도어, 첫 주문은 페일에일과 IPA


1. 페일에일 (PALE ALE) – IBU 25, ABV 4.6%
향은 거의 나지 않고, 비스킷 같은 곡물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에일이었다. 그렇게 밝은 색은 아니지만 바디감은 무겁지 않았고, 시트러스한 느낌의 맛이 은은하게 났다.
라거가 아닌 에일 첫 잔으로 즐기기에 적합한 가벼운 맥주.
2. 아이피에이(IPA) – IBU 77, ABV : 5.2%
솔잎의 향이 있고, 마시면 감귤같은 열대과일의 풍미가 은은하게 따라온다. 진한 브라운 색으로 카라멜 같은 달콤함이 조금 더 지배적인 느낌이었다.
중간정도 바디감에 탄산도 많지 않고, 솔향같은 홉의 씁쓸함으로 가볍게 마무리되어 깔끔한 맛이었다.
데블스도어, 두번째 주문 스타우트, 헬레스 라거, 헤페바이젠.



3. 스타우트(STOUT) – IBU 25, ABV 5.0%
커피향이 제일 먼저 느껴졌다. 탄맥아의 비율이 높은지 굉장히 진한 검은색이었다. 그래도 쓰거나 맛이 무겁지 않아 편안하게 마실 수 있었다.
기네스처럼 질소탭을 사용해서 서빙되는 맥주라 그런지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이었고, 흑맥주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스타우트였다.
4. 헬레스라거(Helles LAGER), IBU 20, ABV 4.6%
깔끔하고 고소한 비스킷같은 몰티한 맛이 잘 느껴지는 라거였다. 밝은 황금색으로 가벼운 바디감에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라거.
그런데 잔에 기포가 붙은 것이 너무 잘 보인다. 이건 잔이 제대로 닦이지 않았다는 뜻이지 말입니다….
5. 헤페바이젠(Hefeweizen) – IBU 13, ABV 4.6%
헤페바이젠은 밀을 섞어 만드는 밀맥주이다. 탁한 호박색을 띄고 바나나와 바닐라 향이 확실하게 부각된 바이젠이었다.
끝에 콤콤한듯한 바이젠 효모의 맛이 진하게 남고 밀맥주 특유의 질감으로 목넘김은 부드럽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질감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달콤한 바나나같은 향이 진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좋아하는 사람들, 즉 파울라너 헤페바이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만족할 맥주.
데블스도어는 브루어리투어가 아닌, 일상음주 카테고리로.
국내 최고의 양조 전문가가 개발한 레시피로 만들어졌다는 데블스도어의 맥주는 5개 모두 굉장히 안정적인 맛이었다. 뭐하나 튀지 않는 무난한 맛.
깔끔하고 무겁지 않은 맛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하지만 내게는 조금 재미 없는 맥주.
어찌보면 수제맥주를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에 브루어리투어로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솔직히 크래프트 맥주가 메인이기보다 음식에 페어링 하는 서브 역할로만 다루어진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내 기준에 브루어리 투어로 분류하기엔 부족했다.
그래도 그 사람 많고 복잡한 곳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쇼핑으로 달아오른 열기를 달래고, 전시회를 보며 느낀 감정을 나누며 한숨 돌리기에는 충분하니까,
이건 이것대로.. 괜찮지 않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