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주덕후양성소)한국맥주교육원, BEER 101 시음코스후기
올해 가을, 오랜만에 정말 신나고 즐거운 수업을 하나 수강 했다. 그건 바로 종로에 위치한 한국맥주교육원에서 진행하는 BEER 101 맥주시음수업.
간단하게 말하면, 다양한 나라의 맥주를 스타일별로 마시며 비교해보고, 맥주들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과정이다.
일명, 맥주 마시며, 맥주 공부하기. 🙂
사실 요즘 브루어리 투어를 다니면서 많은 맥주를 마시고 있었지만, “오, 맛있어! 향이 좋네” 혹은 “에이, 이건 나랑 안 맞네” 정도의 감상밖에는 할 수 없어 점점 답답해지고 있던 참이었다.
물론 이 시음수업을 한번 듣는다고 바로 맥주의 맛에 대해 잘 알게 되거나, 더 잘 느끼고, 표현하게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원탑 찐 맥주 전문가에게(덕후라는 말을 좋아라하지 않으시는 원장님?!) 받는 이 소수 정예 맥주 과외는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맥주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맥주시음수업 BEER 101 코스를 들으려면?
맥주입문-BEER 101과정은 맥주를 잘 모르는 초보자들을 위한 수업으로 한국맥주교육원에서 정기적으로 오픈하고 있다.
한국맥주교육원 인스타(@koreabeeracademy)에 수업에 관한 공지가 올라오며, 수업 예약은 인스타 또는 네이버 한국맥주교육원 스토어에서도 가능!
수업은 총 8회차로 구성되어있고, 1회당 2시간 가량 진행되며, 수업 가능 인원은 최대 4명이다.
첫 수업 시간과 날짜는 고정되어있지만, 나머지 7회의 수업은 참여한 수강생과 원장님이 첫 수업에 만나 함께 시간을 조율해 일정을 정한다.
수업 일정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니 시간 조율이 가능해 오히려 부담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고, 서로 일정만 잘 맞으면 8회차의 수업이 약 한 달 만에도 수료 가능했다.
나는 10월 9일에 시작하는 코스였는데 수강생은 나를 포함해 2명, 원장님까지 총 3명의 인원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참가 인원이 많지 않기도 했지만, 좋은 분을 팀원으로 만나 다음 수업 일정도 서로 잘 맞출 수 있었고 수업도 정말 즐겁고 편안했다.
게다가 시음을 위해 나눠 마실 수 있는 맥주 양이 많아져 내 입장에서는 정말 운이 좋았다랄까.
에헷 🙂
맥주시음수업이 진행되는 한국맥주교육원 찾아가는 방법
한국맥주교육원은 종로에 있다. 그 유명한 인사동이지만 약간 뒷골목에 있어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헤매기 쉽다. 더구나 나 같은 길치라면 더더욱.
일단,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로 나와 올리브영을 오른쪽에 두고 사이 골목으로 쭉 올라가 포장마차 골목 같은 화신 맛의 거리 끝까지 가면 붉은색 큰 건물이 보인다.
여기서 진짜 많이 헤매는데, 밑에 지도에 표시한 대로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 조금만 더 내려가면 금좌빌딩이 보인다. 여기 2층이 바로 한국맥주교육원.
이제부터 진짜 중요한, 1차~7차 맥주시음수업 과정과 내용
맥주시음수업은 총 8회로 구성되어있는데, 1회차 맥주의 기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2회~ 5회차까지 정말 다양한 나라별 맥주 스타일에 대해 배울 수 있다.
2회차 독일
필스너, 쾰쉬, 헬레스라거, 옥토버페스트비어, 메르첸, 둔켈라거, 헤페바이젠, 아이스복, 라우흐비어, 고제 등
3회차 벨기에
벨지안 화이트, 세종, 두벨, 트라피스트, 람빅, 괴즈 람빅, 플랜더스 레드에일 등
4회차 영국/미국
페일라거, 잉글리시 페일에일, 미국식 페일에일, 앰버라거, 앰버에일, 아메리칸 블론드, 브라운 에일, 포터, 스타우트, 발리와인 등
5회차 미국
잉글리시IPA, 인디아 페일에일, WEST Coast IPA, East Coast IPA, Session IPA, New England(Hazy IPA), 임페리얼 스타우트, 아메리칸 와일드 에일, 배럴에이징 임페리얼 스타우트 등
이 수업의 핵심은 스타일별 맥주 시음이 동반된다는 것인데, 책으로만 보던 내용을 실제 맥주를 마셔가며 듣고 배운다는 것은 진정 엄청난 경험이었다.
저렇게 많은 맥주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인지되고, 어렴풋하게만 알던 맥주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가 미친듯이 올라갔다.
나는 국내브루어리만 주로 다니고, 해외브루어리 경험도 아직 일본밖에 없는데다 국내 보틀샵을 방문해 맥주를 구매해본 경험은 거의 없는, 맥덕계에서는 조금은 희안한 케이스.
나는 마셔본 적 없는 유명한 맥주들도, 레어한 맥주도 많이 등장해 8차의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다양하고 신기한 맥주를 많이 경험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스타일별로 많은 맥주를 마시다보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맥주 취향이 뭔지 확실하게 알게되었다. 뉴잉을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워와 브렛 타입의 맥주가 내 취향.
6회차 수업은 드래프트 시스템에 대한 수업이었다. 내가 좋아라 다니는 브루어리에서 맥주가 어떤 과정을 거쳐 손님에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7회차 수업은 많이 궁금했던 오프플레이버 실습 수업. 가루알약처럼 생긴 오프플레이버 키트를 실제 맥주에 넣어 이상한 맛과 냄새를 실제로 경험해볼 수 있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맥주와 실습알약을 넣은 맥주에서 맛과 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신기했지만, 많은 연습 없이, 게다가 정상 비교군이 없다면 쉽게 알아채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다만 맥주는 최대한 냉장보관 해야한다거나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8차, 이 맥주시음수업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망의 마지막 수업일. 이날은 정말 긴장하면서 학원에 들어갔다.
왜냐하면 8차 수업시간에는 맥주관리자2급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시험을 보기 때문이었다.
이 나이에… 시험이라니! 하지만 시험지를 받아든 순간 긴장이 스르륵 풀렸다. 앞서 받았던 수업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라 답을 쉽게 체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험을 통과해 맥주 관리사 2급 자격증을 받았다. 짜잔!!! 진짜 왕 뿌듯. 🙂
맥주시음수업, 너 이름값 제대로 하는구나!
사실 이 맥주시음코스는 올해 초 알게 된 후부터 듣고 싶어 계속 눈여겨보며 벼르던 수업이었다.
나는 앞으로 맛있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 우리나라 브루어리와 전세계에 있는 브루어리를 전부 다녀볼 때까지 브루어리투어를 계속 하고 싶고,
또, 그 맥주를 브루마스터들이 어떤 마음과 의도, 노력을 기울여 만드는지 조금이나마 알고 이해하며 마시고 싶고,
마지막으로 그 이야기들을 제대로 내 블로그에 기록하고 싶었다.
이 수업은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 실제로 그 첫발을 내딛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당연히, 앞으로 더 많은 공부가 더 필요 할 테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금은 맥주 메뉴판을 보면 스타일을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맥주관련 책도 더욱더 즐겁게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 어제보다 나은 맥주덕후가 되지 않았나 싶다ㅋㅋ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아직 자랑하고 싶은 거 남았다.
만약 이 수업을 모두 잘 들었다면, 맥주공인자격증인 씨서론 1단계 Certified Beer Sever를 통과할 수 있는 지식을 갖게 된다.
난 즐겁게, 최선을 다해 맥주를 마셨, 아니아니,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었고, 그 결과 며칠 전 씨서론 시험도 무사히 통과했다.
이제, 난 맥주 자격증 두개 가진 여자야. 꺄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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