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주 이야기만 합니다 – 맥주 독서 일기 1편
맥주 이야기만 한다니, 그럼 안볼 수 없잖아요??
어우, 제목부터 완전 취향 저격이다. 인터넷 서점에 발매 되자마자 바로 구입해버린 따끈따끈한 신작.
염태진 저자의 “잔에서 흘러넘친 맥주 인문학, 맥주 이야기만 합니다.“

아니 근데 왜, 두 권이냐면.. 하나는 서점에 발매되자마자 구입한 내돈 내산, 다른 하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나중에 받은 것이다.
구입 당시 서평단을 신청하긴 했지만 진짜 선정되어 책을 받을 수 있을지 몰랐고, 난 그냥 책을 빨리 보고 싶어 구매했는데 운이 좋게 덜컥 되어버렸다.
내가 직접 구입한 책은 맥주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 할 예정인데,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나눌 수 있게 되어 오히려 잘됐다 싶은 생각이 든다.
맥주 이야기만 합니다. 는 정말 맥주 이야기만 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머리말이 없다.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냅다 중세시대에 맥주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1장이 시작된다.
맥주를 물 마시듯 마시는 사람들이라면, 이것 봐! 맥주를 마셔서 살았다잖아! 라고 조금은 큰소리를 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이야기. 🙂
맥덕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가보고 싶은 축제인 옥토버페스트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와, 쉽게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맥주 버드와이저에 관한 백년 전쟁에 대한 이야기까지.
익숙하게 마시고 있는 맥주이지만 그와 관련한 뒷이야기들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흥미로웠다.
중꺽마, 크래프트 맥주의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2장.
2장은 맥주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을까 라는 제목으로 크래프트 맥주의 길을 개척한 프리츠 메이텍에 대한 이야기와 흑맥주의 대표명사 기네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거대한.. 맥주업계의 공룡에 대한 이야기 까지.
아주 약간, 스포같은 궁금증을 던져 주자면 오비맥주인 카스가.. 과연 어느 나라의 맥주일까요??
예?? 우리나라 맥주 아니냐고요??
핫핫.. 웃음으로 저는 대신하겠습니다. 정답은 책 속에..
3장 맥주에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유니버스는.
요즘 브루어리 뿐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수제맥주를 많이 마시면서 고민을 시작한 부분이 있다.
바로, 안주와의 페어링.
브루어리에서는 대부분 그 곳의 맥주에 맞는 안주가 준비되어있으니 고민하지 않지만, 집에서 직접 안주를 준비할 때는 뭐가 어울릴지 꽤 고민을 하곤 했다.
이럴 때 접한 스타우트와 굴의 페어링에 대한 이야기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도 조금은 자유롭게 내 취향대로 페어링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 그리고 나온지 꽤 되었지만 아직도 핫이슈인 아사히의 생맥주 그대로의 느낌 나마죠키 캔 즉 풀오픈탭(full open tap)부터 최초의 캔맥주에 대한 이야기까지 3장에서 만날 수 있다.

맥주 이야기만 합니다, 4장 대한민국 맥주의 뿌리를 찾아서.
목차를 먼저 쭉 보고 난 후 내가 제일 관심이 가던 파트였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우리나라 맥주의 역사가 정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신미양요 당시 최초로 찍힌 맥주 사진과 강화도 조약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맥주, 그리고 70년, 80년, 90년대를 거쳐온 맥주의 치열한 역사까지.
우리 맥주에 대한 과거가 슬프기도 하고, 그 시련 속에서도 이만큼 발전해온 현재가 자랑스럽기도 하고.하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발전해 나갈 맥주의 미래가, 수제맥주의 미래가 정말 기대된다.
아, 그리고 정말 알차게도 하단에 있는 옛날의 맥주광고를 볼 수 있는 큐알 코드도 절대 놓치지 마시길.

봄(새해), 여름,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 추천하며 5장 끝.
나도 꽤 많이 마시고 다녔나 보다 싶었다. 각 계절에 어울리는 맥주를 추천해주며 이 책은 마무리가 되는데, 그 중 나도 마셔본 반가운 몇 가지 맥주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시메이 레드부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출시했다는 시메이화이트, 몽트비어의 쌀맥주인 음미하다까지.
추천해주신 맥주 중 못 마셔본 것은 이제 눈에 담아 두었다 발견하는 대로 계절을 위한 맥주로 쟁여둬야 겠다.
아.. 그리고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마무리 글 같은 건 없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넘기고는 나도 모르게 배가 아프도록 웃어버렸다.
너무 신나게 읽고 있었는데, 너무 허무하게 잉? 뭐야? 벌써 끝났어?? 해버렸기 때문.
가볍게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가의 말도, 끝맺음말도 쓰지 않았다는 작가님의 의도대로 잘 달렸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하루종일 책 속에서 맥주 향 맡으며 신나게 달렸다.
그런데 책을 다 보았음에도 아직 나는 맥주 세계에서 빠져 나오지 않은 기분이었다. 사실 마무리 글을 읽어야 정말 그 책을 끝내고, 마지막 장을 덮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 잠깐만.. 이건가?? 작가님의 진짜 의도가?? 책을 덮어도 맥주의 역사는 계속된다?! 이런 건가?!?!
그렇다면 성공하신 듯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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