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하며 한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생맥주, The PREMIUM MALT’S HOUSE.
도쿄역 바로 앞에 있어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생맥주.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생맥주만 판매하는 산토리맥주 탭룸인 더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는 바로 도쿄역 도보 4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어쩜 이렇게도 퇴근하면서 들리기에 찰떡같이 딱 적절한 위치에 있는지.
오픈 시간도 직장인 맞춤인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운영한다.
월요일 연차를 낸 행복한 🙂 직장인인 나는 일요일 오후 5시 30분쯤 태풍의 영향으로 폭포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산토리 맥주를 마시러 도착했다.


더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 맥주마시기
들어가자마자 친절한 서비스에 심쿵,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산을 직원분 본인 손으로 비닐을 펴서 편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바로 자리로 안내해주었다.


더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는 당연히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일명, 산프몰)의 맥주들로만 있고 총 6종이 준비되어있다.
오늘 내가 제일 궁금했던 아이는 한국에는 캔으로도 수입되지 않는 더 프리미엄 몰츠 마스터즈 드림(THE PREMIUM MALT’S MASTER’S DREAM)과 맥주 거품(BEER FOAM).
자 그럼 일단, 맥주부터 주문!
1. 맥주 거품(BEER FOAM) – 아트를 입힌 신의 거품( 神泡)


맥주 거품을 팔아?! 하시겠지만 판다. 이걸 누가 주문해?! 하시겠지만 주문했다. 내가. 🙂
사실 처음 본 사람도 있겠지만 맥주거품만 마시는 것은 맥주의 본고장인 체코에서 즐기는 밀코(Milko)라는 꽤 유명한 맥주의 스타일 중 하나이다.
같은 맥주를 어떻게 따르느냐, 즉 색다른 푸어링(pouring) 방식으로 맥주를 즐기는 방법인데 체코에서는 19세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생각보다 꽤 긴 역사를 가진 스타일이다.
산토리의 맥주는 카미아와(神泡), 신의 거품이라고 이름 지을 정도로 맥주의 이상적인 거품이 생겨나도록 연구하고 제조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어찌보면 더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에서 밀코 스타일로 산프몰을 즐길 수 있게 해두었다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지 않을까.
판매하는 제품에서 제일 좋은 부분은 더 알리고, 더 경험하게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일테니.
아무튼 이 신이 내린 맥주 거품의 맛은 부드럽고, 크리미 했다. 거품만을 마시는데도 맥주를 마시는 것 처럼 톡톡 터지는 맥주의 향이 좋았다. 정말 독특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거품이 맥주로 바뀌어버리니 조금 서둘러 즐겨줘야할 것 같다.
아, 참고로 우리나라에도 체코의 맥주 필스너우르켈을 밀코로 서빙하는 곳이 있다. 밀코가 궁금하신 분은 연희동에 있는 탭스터를 방문해보시길 🙂
2. 더 프리미엄 몰츠 마스터즈 드림(The premium malt’s masters dream)


이 산토리 프리미엄 마스터즈 드림 맥주는 특별한 점이 몇가지 있다.
바로 특별한 재료를 엄선해 트리플 디콕션으로 양조를 한다는 것과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아 일본에서만 마셔볼 수 있다는 것!
여기서 디콕션은 쉽게 말해 보통은 잘 갈아진 맥아를 물과 섞어 맥주를 바로 만드는데, 이 섞은 맥아를 건져내 끓이고 또 다시 그 첫 맥아즙에 넣는 추가적인 공정이다.
이렇게 맥아를 건져내 다시 끓이는 방식을 두번하면 더블 디콕션, 세번하면 트리플 디콕션이 된다.
양조공정 중 추가로 이루어지는 방식이다보니 굉장히 번거로워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소규모 양조장도 아닌 대기업 제품에서 이 방식을 채택하다니. 신기할수 밖에.
그리고 디콕션을 한 맥주는 맥아를 다시 달여 끓이는 과정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진한 색을 얻을 수 있고 고소한 맥아의 단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기본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더블 디콕션으로 만들고 있는데 이 마스터즈 드림즈는 트리플 디콕션으로 좀더 업그레이드 버전 같은 느낌이라 굉장히 궁금했다.
확실히 부드러운 맥아의 단맛이 진하게 농축되어있는 느낌이었다. 깔끔하게 정제되어 약간은 무거운듯한 맛이었지만 신선한 홉의 향도 은은하게 느껴졌다.
기본 산프몰도 주문해서 마셨지만, 결국 오늘 맥주는 이 드림즈로 재주문해 마무리했다.
두번째 산토리 맥주 주문하기


3. 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한국 편의점과 마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맥주이지만 온탭으로 마실 수 있어 왠지 맛이 더 좋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첫 모금의 거품은 부드러웠지만 홉의 향이 강렬했다. 홉의 향이 날이 서있고 날뛴다는 표현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 맥주인지.
업무를 끝내고 힘든 퇴근 길에 이거 한잔이면 시원하게 속이 뚫릴것 같은 맛이다. 캬… 소리가 절로 나오는 🙂
4. 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재패니즈 에일(The premium malt’s kaoru ale)
기본 산프몰에 상면 발효 효모를 사용해 양조한 에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였다.
사실 기본 산프몰과 드림즈는 정제되어있거나 날뛰는 느낌이라면 이 에일은 홉의 향은 은은하게 나면서 뒷맛이 정말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맛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크게 특별하지는 않은 맛.
세번째 주문,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흑맥주


5. 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블랙
내가 기억하기로 산토리 블랙은 처음 마셔보는 것이었다. 보이는 것처럼 거품이 밀도있게 부드럽고 달콤한 맥주였다.
꼭 임페리얼 스타우트처럼 색은 정말 진한데 텁텁함은 없고 뭔가 붕떠있는 느낌의 가벼운 맛이었다.
산프몰은 캬! 하고 탄산감과 홉의 향으로 마시는 맥주이라면, 이 블랙은 달콤하고 은은한 커피같은 느낌이라 천천히 대화하며 즐기기 좋은 맥주인듯 하다.
6. 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하프&하프
사납게 날뛰던 산프몰 홉의 향과 맛이 가볍지만 잔잔한 블랙과 만나서 향은 좋은데 목넘김이 부드러운 맥주가 되었다.
깔끔한 맛은 잃지 않고 첫맛은 홉의 향이 나지만 끝맛은 흑맥아의 고소함이 남는 차분한 맥주였다.
더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 안주


대부분 간단한 안주로 소세지, 피자, 샐러드등이 준비되어있었고 나는 감자튀김과 일본에서만 먹을 수 있는 나폴리탄을 주문했다.
금방 튀긴 감자튀김은 따끈따끈해서 맛있었고, 의외로 나폴리탄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가벼운 느낌의 새콤달콤한 토마토 소스와 피망, 햄, 스파게티의 조화가 깔끔한 맛의 맥주랑 너무 잘 어울렸다. 이탈리아의 정식 파스타가 아니라서 오히려 더 잘 맞는 것 같다.
더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 별점은 몇개?


사실 몇달 전 후쿠오카의 에비스 바에 방문했을 때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아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간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하우스였다.
하지만 산토리의 맥주는 정말 만족스러웠고, 친절한 직원과 편안한 분위기까지 이번 도쿄여행에서 기억에 제일 남는 곳이 되었다. 아마.. 별 네개는 줄 수 있을듯?!
사실 처음 들어갔을 때 외국인 분들이 카운터석을 대부분 차지하고 꽤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 조금 시끄럽고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제대로 자리를 잡고 매장을 둘러보는 순간 내 눈을 사로 잡은 손님이 한명 있었다.
방금 퇴근한 듯한, 일본 직장인의 정석 아이템인 까만색의 치마정장을 입고 감자튀김에 산토리 맥주 한잔 그리고 책 한권을 들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여성분이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에도 홀로 고요한 것 같은 그 시간이, 그 맥주 한잔이 그분의 삶에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느껴져 왠지 내마음도 같이 위로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 우리 집앞에도 오픈해주시면 안됩니까.. 나도.. 매일매일 위로 받으러 방문할 자신있는데 말이에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