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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라 브루어리, 호텔에서 만나는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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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라 브루어리, 호텔에서 만나는 수제맥주

후쿠오카 5성급 호텔에서 수제맥주 한잔 하기

오쿠라 브루어리 는 후쿠오카 나카스강근처의 5성급 호텔인 오쿠라 호텔 지하 1층에서 만날 수 있다.

별도 출입구가 있는건 아니니 호텔체크인하는 것처럼 로비에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에 지하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된다.

수제맥주 마실 생각만 하고 신나게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호텔 분위기에 처음에는 흠칫 했더랬다.

왜그래! 당당하게 가랏! 🙂

금요일 저녁 방문 예정이라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만석으로 예약불가였다.
그래도 혹시 카운터석이라도 이용 가능한지 물어보려고 오후 5시 오픈시간에 맞춰 방문했다.

물어보니 단체손님이 예약되어있는 테이블 좌석은 불가능했고, 카운터석은 바로 이용이 가능했다.

그렇게 안내해주신 카운터석 자리는 출입구 바로 앞쪽으로, 유리창 너머 3개의 구리색 구조물을 볼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이것은 맥주양조에 아주 중요한 맥즙을 만드는 독일제 구리 가마솥으로 1999년부터 지금까지도 맥주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맥즙을 벽돌 바로 뒤 숙성실로 보내 발효와 숙성을 거쳐 맥주를 서빙한다고.

이렇게 맥주마시기 좋은 자리이라니. 눈이 호강한다 ㅎㅎ

운이 정말 좋았다. 카운터 석, 최고! 오히려 좋아!

오쿠라 브루어리, 맥주와 안주 주문하기

오쿠라브루어리는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들어온 손님에 한해 Happy Hour를 운영하고 있다.
1인 2,500엔으로 60분간 수제맥주 무제한 제공, 안주로 피자 또는 오드불세트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happy hour 2인, 안주는 피자 마르게리타 1개, 오드불세트 1개 주문했다.

처음에는 일본어 메뉴판만 있어서 번역으로 오드불이라고 뜨는데 뭔지 몰라 여쭤보니 생선회, 하몽, 치즈, 감자샐러드 세트라고 하셨다. (나중에 영어 메뉴판 가져다주셨음.)

한마디로 오드불 = 오르되브르 = Hors-d’oeuvre = 전채요리.

안주는 대체로 평범한 맛. 화덕에서 구워 무겁지 않은 피자에, 여러가지가 조금씩 올려져있는 전채요리도 맥주의 맛을 해치지 않고 잘 어울렸다. 배부르지 않게 먹을 수 있도록 세트 메뉴 구성을 잘 한 느낌.

그리고 제일 중요한 맥주 주문하기.

첫 맥주를 주는 시간부터 체크하고, 60분이 끝나기 10분 전 매니저님이 라스트 오더 시간을 알려주고, 추가맥주 주문을 할건지 확인해주시니 편안하게 이제 즐기기만 하면된다.

오쿠라 브루어리 맥주 메뉴

오쿠라 브루어리 는 기본적으로 4가지 맥주를 양조한다. 쾰시와 알트가 있는걸 보니 독일식인것 같다.
종류는 AIS(쾰시), DAIKOKU(스타우트), SchönAlt(알트비어), Weizen(바이젠) 이다.

그리고 이번에 오쿠라브루어리가 25주년이 되어 특별히 생산한 기간한정 25주년 기념 맥주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이번에 마셔볼 맥주는 총 5종류, 60분동안 무제한으로!

25년의 역사를 가진 브루어리에서 수제맥주 마시기 시작!

1. 오리지날 라거 (ALC 5%) : 25주년 기간한정 맥주로 무겁지 않고 깔끔한 맛이었다. 홉의 쓴맛이 세게 느껴지는 맥주로 시원한 탄산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홉의 맛이 강조되어 그런지 라거라기보다는 더블IPA를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기간한정 25주년 맥주라 지금밖에는 마실 수 없는 맥주이기도 했지만 탄산감도 풍부하고, 쌉쌀한 홉의 맛도 괜찮아서 마지막으로 다시 주문해 2잔을 마셨다.

2. DAIKOKU 스타우트 (ALC 6%) : 탄맥아와 몰트의 맛이 강하고 초콜릿같은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크게 묵직하진 않았고 중간정도의 바디감이었다. 여기에서 추천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정말 잘 어울릴것 같은 느낌.

3. Als 쾰시(ALC 4%) : 독일 쾰시스타일인 이 맥주는 크리스프한 맛은 있는데 약간 연한 느낌. 뭔가 빠진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그렇지만 은은하게 나는 아로마가 있어 진한편인 스타우트를 마신 뒤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

4. SchönAlt 알트(ALC 5%) : 이것도 마찬가지로 독일맥주의 알트스타일. 카라멜같은 몰트의 달콤한 향이 나고, 라거처럼 깔끔하고 시원한데 쌉쌀한 홉의 맛이 은은하게 느껴져서 이게 취향에 제일 맞았다.

5. Weizen 바이젠(ALC 5.5%) : 밀맥주. 바나나의 달큰한 열대과일 맛같은 것이 끝에 여운처럼 남고, 외관으로는 쾰시와 비슷한것 같았지만 필터링하지 않았다고 설명이 되어있어서 그런지 목넘김이 좀더 실키한 느낌이었다.

느긋하고 편안하게 즐긴, 오쿠라 브루어리.

오쿠라 브루어리는 뭔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은 느낌을 주는 곳 이었다.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셰프가 직접 내어주는 안주와 맥주가 끊기지 않도록 티나지 않게 계속 확인하며 편안하게 잘 즐길 수 있도록 정중하게 서빙해주는 매니저까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여행지에 온 첫날인지라 나도 모르게 긴장되었던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느긋하게 맥주를 실컷! 마실 수 있는 그 여유로웠던 시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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