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드앤몰트 브루랩 용산 – 국내 브루어리 투어 2편
지난 주말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핸드앤몰트 브루랩 을 다녀왔다.
원래는 주말에 자리를 예약해야 할 정도로 붐비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2시 반쯤 전시를 보고 가을바람을 쐬며 20분가량 슬슬 걸어가니 거의 2시 오픈 시간에 맞춰가게 되어 정말 좋은 2층 창가 자리에 운 좋게도 웨이팅 없이 앉을 수 있었다.
핸드앤몰트 브루랩 알아보기
이곳은 골목에 위치한 장소와 오래된 양옥 주택을 개조한 건물이 뭔가 뉴트로한 감성과 현대적인 감각이 같이 어우러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이 건물 지하 1층에 각종 양조 설비를 갖춘 실험실까지(들어가 보고 싶다!! 진심!!) 있다고 하니 이 브루랩에서 추구하는 “맥주에 대한 상상과 실험의 조화” 라는 컨셉이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하나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핸드앤몰트 브루랩에서는 올해부터 지역 특산물을 맥주에 담고, 로컬의 느낌을 브루랩에 담는 “핸드앤몰트 로컬을 담다” 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신안지역을 주제로 하고 있었고 가게 앞부터 신안의 퍼플섬을 연상하게 하는 예쁜 보라색으로 꾸며져 있었다. 일단 입구부터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이라니!! 첫인상만으로도 합격이다! ㅋㅋ
핸드앤몰트 브루랩 수제맥주 라인업
수제맥주 라인업은 에일, 라거, IPA,세종, 위트, 스타우트 등 다양하게 12종류가 있고, 지역 특색을 담은 맥주 1종이 있었다.
일단 맥주와 안주의 주문은 테이블마다 위치한 태블릿으로 하게 되어있었다. 사실 목소리도 작은 I 성향의 나로서는 터치 몇번으로 주문이 가능하다니..너무나도 반가운 시스템이다.
그리고 별도로 이번에 진행하는 신안에 관련된 이벤트 스티커 북을 주셨다. 물론 주문은 태블릿으로.
수제맥주 SALT061을 4잔, 솔티트 무화과 치즈 케이크 1개 주문 후 인스타 인증샷 업로드를 하면 총 6개 스티커를 모을 수 있다. 퍼플파우치, 고블릿 퍼플에디션, 보라색 배스솔트로 구성된 스페셜 굿즈를 받을 수 있고 프로모션 기간은 10월6일~11월17일이라고 한다.
나는 굿즈보단 다양한 맥주를 많이 마셔보고 싶었기 때문에 SALT061 한잔과 슬램둔켈을 주문했다.
* 첫번째 주문 – SALT061(ABV 4.9%, IBU 10)
이 수제맥주는 신안 소금을 주제로 비트를 담아 보석같이 예쁜 보라색 맥주였다. 탄산감 적은 가벼운 느낌의 사워에일이었다. 약간의 밀키함도 느껴지는 것이 아마도 주변에 묻은 소금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따로 찍어 먹어봤는데 짠맛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은 것이 신기했다.
* 첫 번째 주문 – 슬램둔켈(ABV 5.0%, IBU 19)
슬램둔켈은 독일식 다크라거로 무겁지 않은 느낌에 비스킷의 잘 구운 맛과 끝에 감도는 달콤함이 기분 좋게 넘어가는 맛이었다. 탄산감이 크지 않고 약간의 쌉쌀함이 느껴졌다.
* 두번째 주문 – 모카스타우트(ABV 5.9%, IBU 28)
7가지 몰트를 블렌딩해서 만들었다는 이 스타우트는 내가 핸드앤몰트 브루랩에서 꼽은 원픽이었다.
첫 모금에 부드럽게 들어오는데 목에 넘어가는 그 순간 잘 태운 맥아의 맛이 확실히 느껴지는 풍미있고 진한 맛의 깔끔한 스타우트였다.
여담이지만 나가면서 스타우트가 제일 맛있었다고 했더니 사장님께서 스타우트가 시그니처메뉴라며 활짝 웃으셨다. 그렇게 웃음과 애정을 담아 만드시니 맛있었던 걸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우트는 맛있는 곳을 찾기가 너무 어려운데 이번에 만나게 돼서 너무 행복했다.
* 두 번째 주문 – 싱글홉 프로젝트 라거(ABV 6.0%, IBU 31)
이름 그대로 미국산 엘도라도 홉만을 사용했다고 한다. 첫모금에 어, 꽃향기가 나네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 산뜻한 홉향이 훅 치고 들어왔다.
* 세번째 주문 – 유어 IPA(ABV 6.5%, IBU 52)
IPA가 슬로우, 유어, 옐로우 밤 뉴 잉글랜드 3종류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진한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중 가장 IBU가 높은 아이를 골라보았다. 역시 홉의 쌉싸름함이 올라오면서 강한 향이 좋았다.
* 세 번째 주문 – 언 익스펙 “테드” 세종(ABV 5.5%, IBU 27)
지나고 나니 왜 “테드”가 따로 따옴표까지 해서 붙었는지.. 물어볼 걸 싶었다. 테드라는 이름분이 만든 세종 맥주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라인업까지 올라왔을까나. ㅎㅎ
아, 여기서 세종은 우리나라의 도시 이름 혹은 한글 단어가 아니다. 영어로 계절(Season)이라는 단어와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어 Saison(세종)다. 오렌지, 레몬, 향신료의 풍미를 가진 벨기에 남부 왈롱지역에서 가을 추수가 끝나고 내년 농번기를 대비해 농부들이 만들던 맥주의 스타일 중 하나다.
아무튼, 핸드앤몰트 브루랩의 세종은 탁한 금빛 색으로 왠지 효모가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끝에 남는 레몬의 가벼운 맛이 좋았다.
오늘 함께한 안주 -퓨전 한식
오늘은 매콤 뽈살 구이를 주문했다. 김치시즈닝으로 마리네이드했고 먹자마자 불맛이 확 감돌면서 끝맛이 매웠다. 소스가 약고추장, 두부, 깻잎지 3가지로 나오고, 궁채까지 곁들여져서 함께 먹으니 매운맛이 조금은 가라앉았다.
다만, 김치 시즈닝이 나에게는 좀 매워서 수제맥주맛을 좀더 잘 느끼려면 다음번엔 육회나 우삼겹참나물겉절이같은 가벼운 푸드로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제맥주 포장해오기
샘플러메뉴가 없고, 남편과 둘이 갔기때문에 모든 맥주를 다 마셔볼수는 없었다. 2만원에 4캔을 포장해올 수 있었고, 태블릿으로 원하는 수제맥주를 골라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캔시머라는 기계로 바로 캔포장을 해주셨다.
오늘 구매해온 수제맥주는 제일 좋았던 모카스타우트와 미스터골든 에일, 웰컴사워, 구름위트에일이다.
지금은 신안프로젝트 중이라 그런지 2개씩 담기는 예쁜 보라색 가방에 담아주셨다. 손으로 일일이 맥주 이름과 구매날짜를 써주시는것도 왠지 수제의 느낌이 잘 담긴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아, 그리고 포장은 또 할인도 해주신다!!
가장 베스트의 상태로 마실 수 있는 기한이 3일이라고 하니 아껴 마시고 싶지만 신선할때 얼른 마셔야겠다 싶어 한글날 휴일인 오늘 한캔 바로 땄다. 구름 위트 에일(ABV 5.0%, IBU13).
오늘 만난 핸드앤몰트 브루랩 용산 은요!
가까운곳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데이트 후 들러 가볍게 한잔하기 정말 좋은 수제맥주집이었다.
음식 맛도 깔끔하고 플레이팅도 예쁜. 게다가 개조한 한옥에서 풍기는 그 레트로한 분위기까지.
맛있고 진한 시그니쳐 맥주 스타우트 마시러 다시 가야겠다. 이번에도 꼭 오픈런..해야지. 히히!!
방문일 : 2023.10.10.08.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내돈내산 맥주. 오늘도 행복하게 잘 마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