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국내 브루어리 투어 1편
강원도 평창 아름다운 숲속에 위치한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은 정말 갑작스럽게 떠난 브루어리 투어 였다.
원래 기차로 떠나려고 했던 부산 브루어리투어가 철도파업으로 갈수없게 되어 친한 언니에게 하소연을 했더니 이곳을 추천해주었다(이언니도.. 맥주에 진심인 사람ㅋㅋ)마침 근처에 깔끔하고 친절한 좋은 숙소도 있었고, 평창의 자연속에서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다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알아보기
이곳은 수제맥주에 진심인 캐나다인 사장님이 2018년 평창에 처음 문을 연 브루어리로 에일맥주 맛집이다. 지금은 평창뿐만이 아니라 강릉IC에서 멀지 않은곳에 2호점으로 탭 하우스도 있다.
주차를 하고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물은 주변 자연과 잘 어우러져 마치 외국에 놀러온 느낌이 들었다. 제일 먼저 보이는 하얀색 까마귀의 로고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맥주의 맛 만큼 시원시원하게 날개짓을 하고있는 것 같았다. 이 로고에서부터 알수있는 화이트 크로우라는 브루어리의 이름은 통일신라시대 평창 옛 지명이었던 백오현(白烏縣, 하얀까마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제일 중요한 영업시간!! 평일 월~ 목은 09:00~18:00 맥주 픽업만 가능하고, 음식주문은 받지 않는다. 금요일은 맥주포장은09:00~22:00, 음식주문은 16시부터 가능, 주말은 11시부터 22시까지 맥주포장, 음식주문 다 가능하다. 복잡한듯.. 하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평일은 맥주 픽업만, 음식은 주말만!으로 기억하면 되지 않을까ㅎㅎ
그래도 자세한것은 매장정보를 꼭 검색해보고 방문하는것이 좋을 것 같다.
건물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실내와 야외 테라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날은 호우경보가 있던 날이었지만 마침 비가 그쳐 시원한 테라스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거의 11시 오픈런을 한터라 마침 사람이 없는 매장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맥주를 마실 생각을 하니 너무 신이 나 버렸다.
수제맥주 맥모닝(일명 “아침부터 맥주마시기”)이라니! 게다가 바람좋은 야외테라스에서!! YEAH!!!
자. 이제 그럼 달려보까!!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수제맥주와 안주 라인업
이곳의 모든 수제맥주는 지하 220미터의 천연암반수로 제조한다고 한다.
맥주종류로 정규라인업 4종 에일 평창골드, 앨티엠버, 고라니브라운, IPA 화이트크로우 아이피에이,
시즈널맥주 4종 저도수맥주 새소리, 사워에일 프리버드, 라거 쿨벅메밀라거, 더블IPA 부스터가 있다.
모든 맥주를 다 마셔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175ml로 4가지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샘플러가 있었다.
샘플러 2번이면 모든 수제맥주의 맛을 볼수있다!!! 아하하하!!!!
안주는 피자5종류, 스페셜메뉴로 피쉬앤칩스와 튀김 3종류, 먹태가 준비되어있었고, 운전을 하고 온 우리 남편을 위한 음료수(Soft Drinks)도 다양하게 있었다. 단, 커피는 없음!! 사실 맥주만 마시기도 바쁨!!
오늘 마셔본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맥주는!
* 첫번째 샘플러 정규라인업(평창골드, 앨티엠버, 고라니브라운, 화이트크로우IPA )
- 평창골드(아시아비어 챔피언십2020 금메달 수상-골든에일 부문, ABV 5.2%,IBU 20)
부드러운데 깔끔한 맛이었고 나는 약간 오렌지같은 가벼운 과일향도 느껴졌다. 몰트와 홉의 맛이 묵직하지 않아서 첫잔으로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뭐든.. 맥주 첫잔 첫모금이 제일 맛있지만 ㅎㅎ - 앨티엠버(ABV 5.3%, IBU 25)
진한 갈색이 보석처럼 예쁜 맥주였다. 홉의 맛이 한모금 넘기고 난 후 혀에 진하게 남았고 , 설명대로 고소한 비스킷의 맛이 두드러졌다 . 첫모금에 약간 달콤한 캬라멜같은, 메이플시럽같은 맛이 느껴졌다. - 고라니브라운(아시아비어 챔피언십2019~21년 은메달-다크/브라운에일 부문,ABV6.5%,IBU 30)
나는 원래 스타우트계열 맥주를 제일 좋아해서 방문하기 전에 가장 기대되는 맥주였다. 3년 연속 은메달을 차지했다는것도 흥미를 자아냈다. 실제로 마셔보니 다크초코와 커피의 은은한 향, 씁쓸한 홉의 맛이 잘 어우러졌다. 그렇다고 묵직한 맛은 아니어서 흑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맛이었다. - 화이트크로우 IPA(2021 대한민국 주류대상, ABV 6.5, IBU 40)
사실 이 맥주가 화이트크로우의 주력제품이 아닐까 싶었다. 브루어리 이름을 따고있기도 했고, 실제로 샘플러2번까지 모두 돌았을때 내 원픽도 이 화이트크로우 IPA였다.
강하지 않은 열대과일의 시트러스한 향과 맛이 IPA의 쌉싸름한 맛과 굉장히 부드럽게 잘 어울렸고, 깔끔하게 마실 수 있었다. 맛있는 IPA의 정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마지막 한잔 추가해 더 마셨다.
* 두번째 샘플러 시즈널맥주( 새소리, 프리버드, 쿨벜 메밀라거, 부스터)
5. 새소리(ABV 4.7%, IBU 15)
얼그레이 향이 난다고 설명에 써있었는데 정말 홍차의 향이 먼저 코에 들어왔다. 맥주에서! 홍차의 향이! 생각보다 홍차 향이 맥주맛과 잘 어울렸고, 가볍게 마실 수 있을것 같았지만 나는 진한 느낌을 좋아하는 지라.. 저도수의 맥주이니 술을 드시고 싶지만 잘 못드시는 분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것 같다.
6. 프리버드(ABV6.0%, IBU 15)
이 수제맥주는 사워에일이다. 한모금 마시자마자 패션프루츠의 새콤하고 상큼한 맛이 확 올라왔고 그다음 퍼지는 민트향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나는 마실때마다 과일 맛보다는 민트!민트!민트!!! 하는 것처럼 점점 향이 더 진하게 느껴졌다. 여담이지만 나중에 페트병으로 맥주를 포장할때 쿨벜 메밀라거를 산다는게… 이름을 잘못 말하는 바람에 이 아이를 샀는데.. 반민초단인 우리 남편이 의외로 시원하게 아주 잘 마셨다. 민트를 싫어하시는 분도 슬쩍 도전해보시길 ㅎㅎ
7. 쿨벜 메밀 라거(ABV 4.8%, IBU 10)
평창의 특산품 메밀로 만든 라거이다. 계속 에일타입의 맥주를 마시다 시원한 라거를 마시니 확실하게 깔끔하고 청량함이 더 느껴졌다. 메밀이 들었다고 해서 그런가 그 고소한 비스킷 같은 맛이 뒷맛으로 따라오는 느낌이었다.
8. 부스터(ABV8.0%, IBU 60)
더블IPA. 부스터라는 이름이 너무 잘 어울리는 맥주였다. 확실히 화이트크로우 IPA보다 도수도 높고 IBU도 높다. 향도 맛도 진한데 밸런스가 잘 잡혀서 생각보다 더 잘 넘어간다. 만약 여기서 딱 한잔만 마실 수 있다면 나는 부스터를 선택할 것 같다. 안주도 없이 자체의 향과 맛을 그대로 온전히 즐기고 싶다.
오늘 함께한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안주는!
명태살을 맥주로 반죽해서 튀겼다고하는데 냄새부터가 미쳤다. 하긴. 튀김은 뭐든 진리지만 ㅎㅎ. 생선과 감자를 같이 튀기셨는지 감자튀김에서 고소한 생선냄새가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도톰한 생선살과 타르타르 소스와 너무 잘 어울렸고 감자튀김도 바삭바삭 포근포근 맛있었다.
피자도 유명한것 같고, 캐나다 사장님이 계시는 곳이라 그런지 푸틴이라는 감자튀김에 그레이비소스를 올린 퀘백 스타일의 요리도 있었다. 다음에 다시 가면 도전해봐야겠다.
브루어리에서 만난 수제맥주 그대로 집에서도!
나는 항상 맘에 드는 브루어리를 방문하면 제일 좋았던 맥주를 사거나, 라인업 전부를 사거나(이동수단에 따라 달라짐)해서 집에서도 즐기는 편이다.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에서는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맥주와 패트로 가져갈 수 있는 맥주 종류가 다르다.
12병 구매시 20%할인을 해주는데 하이홉도 포함하여 구매해도 할인이 적용된다.
내가 방문 당시에는 화이트크로우IAP병이 품절이어서 평창골드, 앨티엠버,고라니브라운,하이홉을 각각4개씩 12병구매했다.
근처 숙소(정말 깔끔하고, 깨끗한데 친절하기까지하신)에 가져가서 마실 부스터, 프리버드 각 1리터를 구매했고,
나중에 홈브루 코너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그라울러를 구매해서 화이트크로우IPA 2리터를 따로 담아 왔다. (지나고나니 미쳤… 엄청 샀구나..ㅎㅎ)
오늘 만난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강원도 평창의 싱그러운 자연의 숲 사이에 위치한 것 부터가 낭만적인데다가, 평창의 암반수로만 만들어서 그런지 전체적인 수제맥주의 맛이 깔끔하고 청량했다.
센스있게 모든 맥주를 샘플러로 경험하고 좋아하는 맥주를 찾을 수 있게 해준 점도 굉장히 맘에 들었다.
안주도 과하지 않고 밸런스 있게 딱 좋게 나와서 편안하게 수제맥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에일, 브라운에일, IPA, 저도수 맥주 등 다양한 라인업도 좋다.
다만 자가운전이 아니라면 접근하기 좀 어려운 점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평창의 좋은 자연과, 시원하고 청량한 수제맥주와 함께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니 들러 마음의 위로를 받으실 수 있길.
하나부터 열까지 죄다 내돈 내산. 오늘도 행복하게 잘 마셨습니다.
살짝. 더하고싶은 이야기.
직접 가서 마셔보고 왕창 사오기까기 했지만 그래도 좀더 잘 알고 글을 쓰고 싶어 자료를 찾아보니, 이 브루어리 오픈을 준비할때 찍었던 방송영상까지 보게 되었다.
정말 이 수제맥주에 많은 사람들이 진심을 담아 철저하고 꼼꼼하게 깊은 고민을 하며 만들고 있는지 그 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되었다. 또 그런 귀하게 만든 맥주를 나는 쉽게 사서 즐길 수 있음에 감사했다.
나 역시 수제맥주를 너무 사랑하고 좋아해서 이런 진심을 담아 만드는 수제맥주를 찾아 전국, 해외까지 브루어리 투어를 다니기 시작했고, 이런 기록까지 남기고 있다. 또 어설프지만 홈브루로 내 맥주도 만들어보기까지.
이 진심을 담은 전세계의 수제맥주를 모두 마셔볼 수 있을때까지. 이 브루어리 투어는 계속 될거다. 아주 즐겁게. 쭉.